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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내게 복종하세요

견우

왕세자에게 일방적인 파혼을 당하고,
자숙 차 오른 여행길에서 자유를 만끽하던 그때.

[안녕.]

그것, 아니, 그를 깨워 버렸다.

[나는 나타니엘.]

그가 말했다.

[여기 사람들은 나를 ‘종말’이라 부르더구나.]

겨울의 왕 같은 아름다운 남자가, 권태롭고 오만하게 미소 지었다.

***

“나가게 해 줘요.”

나타니엘이 손을 뻗었다. 키리에가 그것을 뿌리쳤으나, 뼈가 도드라진 흰 손은 오히려 더 느리고 부드럽게, 키리에의 귀와 뺨 근처를 어루만졌다.

[그러지 않는 게 좋을걸. 묶여 지내고 싶지 않다면.]

대답 대신, 키리에의 이가 나타니엘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키리에와 이마를 맞댔다. 코앞의 푸른 눈은 키리에의 보라색 눈동자가 불안에 흔들릴수록 더 황홀에 취하는 것 같았다.

[옷은 알아서 벗도록.]

나타니엘이 엉망이 된 자신의 소맷자락을 내려다보며 사납게 미소 지었다.

[또 허튼짓하면 이번엔 목줄을 채울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