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고등학교 입학 첫날, 강우는 세 보이는 겉모습 때문에 첫날부터 반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오해를 받으며 파란만장한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런저런 시비와 위험에 휘말리며 마치 태풍 같은, 조용할 날이 없는 주인공 강우. 그런 강우의 주위에 한두 명씩 사람들이 다가오면서 강우의 속마음과 매력을 알아가게 되고, 강우 또한 그런 주변 인물들의 영향을 받아 성장해나가는데... 과연 태풍의 눈은 발견될 수 있을까?
- 태풍은 안쪽으로 갈수록 풍속이 증가하나 중심에는 하늘이 맑고 바람이 없는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를 태풍의 눈이라고 한다.
<본문 발췌>
“어… 잠깐만… 그럼 이름이 뭐야? 저기 칠판에 번호랑 그런 거 붙어있어.”
“정강우.”
자신의 이름을 물어본 학생을 바라보며 강우는 그저 대답했을 뿐이지만 이 역시 ‘알았으면 빨리 네가 알아서 내 자리 찾아내라 씨발놈이 존나 귀찮게 하네.’라며 모두에게 왜곡되어 전해졌고, 질문을 바로 앞에서 받은 학생은 이젠 속으로 울먹이며 손수 칠판까지 가서 번호를 확인하고 다시 강우에게 돌아와 직접 자리까지 알려주었다. 그에 고마움과 감동을 느낀 그 남자, 강우는 ‘와, 우리 반 애들 너무 착하다….’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가방을 놓고 자신에게 자리를 알려준 착한 학생에게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그러나 강우의 웃음은 이미 잔뜩 쫄아있는 그들에겐 비웃음, 또는 어이없음의 웃음처럼 보이기에 충분했고, 짧게 ‘고마워.’라고 한 말조차 ‘고맙다? 그런데 존나 오래 걸리네! 이 씨발놈아?’로 해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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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말하고 싶어서 그런 거야. 절대, 뭐, 바라고 이러는 게 아니고…….”
그리고 5초. 서원은 떨리고 있던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하면서 조금 진정이 됐는지, 다시 입을 열었다.
“나 게이야.”
어쩌면 나는 비겁할지도 모른다.
커밍아웃을 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그때, 우리 집에서 강우와 TV에 나온 동성애자들에 관해 이야기했을 때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괜찮은 강우의 반응에, 어쩌면 나는 희망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얘라면, 내가 커밍아웃을 해도 괜찮을 거라고. 게다가.
‘설령 강우는 내가 게이인 걸 알고, 싫어진다 해도, 그걸 티 내진 않을 거야.’
즉, 나에게 상처를 주지 못하는 사람. 그것이 내가 강우에게 커밍아웃을 하기로 다짐한 이유이다. 물론 예상외의 반응이 있을 수 있어 떨리긴 한다. 아니, 그냥 누군가에게 처음 밝혀보는 거라 미친 듯이 떨린다. 주변에서 커밍아웃을 했다는 이야기는 몇 번 들어봤지만, 솔직히 부정적이었던 반응이 더 많았었다. 그래서 나는, 안전하게, 나에게 상처 주지 못할 사람을 찾아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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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한 것처럼 안 보여서 놀랐어.”
“…….”
“…아, 알았어. 핥지 마.”
하지만 그 손은 금방 서원의 입에서 떼어졌다.
아주 예전부터, 어쩌면 서원을 처음 봤을 때부터 느꼈던 감정. 나는 내가 서원이를 좋아하는 걸 떠나, 그 전부터 서원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꼈었다. 그건 아마 부러움, 혹은 동경 그런 것들일 것이다.
ISBN : 9791188310982